심리학 개론/스트레스란 무엇인지 이해하기 위해 스트레스와 웰빙과의 관계를 살펴보고, 스트레스의 개념을 정의할 것이다.
목차
1) 스트레스와 웰빙
우리가 몸이 힘들거나 아플 때, 마음 또한 힘들고 아픈 경우가 많다.
실제로 감기와 같은 질병을 앓게 되는 경우에 식욕이 떨어진다든가 해야 할 일에 대한 집중력이나 의욕이 줄어드는 경험을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반대로, 어떤 이유로 마음이 불편하거나 괴로운 경우에 먹은 음식이 체한다든가 편두통이나 몸살을 앓는다든가 하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우리의 몸과 마음이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보여 주는 동시에, 심리적 상태가 우리의 몸 상태와 건강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어떤 이유에서든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우리의 신체도 자연스럽게 반응(변화)을 일으킨다. 즉, 심리적 변화에 따라 신체도 영향을 받게 된다는 말이다. 심리적 변화가 긍정적일 때(긍정적인 일로 인해 긍정적인 심리 상태가 된 경우)에는 흔히 신체가 받는 영향 역시 긍정적이지만, 문제는 이와는 반대로 심리적 변화가 부정적일 경우(부정적인 일로 인해 부정적인 심리 상태가 된 경우)에는 신체가 받는 영향 역시 부정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하면, 부정적인 심리적 상태는 부정적인 신체 반응을 일으키면서 질병을 초래할 수 있고, 심한 경우에는 사망에까지 이르게 할 수도 있다. 현대인들이 웰빙(well-being)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고려해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스트레스는 우리의 웰빙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기쁨과 즐거움, 행복감 등과 같은 긍정적인 정서뿐만 아니라 기분장애, 불안장애, 정신분열증 등과 같은 정신장애, 그리고 신체적 건강과 질병의 발생 과정에 관련된 많은 부분은 스트레스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스트레스는 위험 상황에 대한 일종의 생존 반응이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신호를 무시하고 고속으로 달려오는 자동차를 발견한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때 이러한 위급 상황을 피하기 위해, 그의 신체는 신속하게 반응할 수 있도록 빠르게 활성화된다. 구체적으로, 스트레스에 대응하기 위한 반응으로, 아드레날린이 분비되고 심장 박동이 증가하며 근육이 긴장하게 되면서 그는 신속하게 그 상황을 피할 수 있게 된다. 그 결과, 그는 위험을 모면하고 안전을 확보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대표적인 스트레스 상황의 예라고 할 수 있다. 이 위급 상황을 피하기 위해 이 사람이 보인 일련의 반응이 스트레스 반응이다. 이러한 스트레스 반응이 있었기 때문에 그는 다치거나 사망하는 일 없이 살아남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스트레스란 위급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생존 반응으로, 우리의 생존을 도와주는 아주 중요한 반응인 셈이다.
하지만 잠시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 보자. 그 위급 상황을 거치면서 분명히 그 사람은 무척 놀라고 무서웠을 것이다. 혈압이 오르고 머리도 아팠을 것이다. 또한 가슴이 뛰고 속이 울렁거리며, 팔과 다리의 근육도 떨렸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체내에서는 여러 가지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었을 것이다. 이처럼 일련의 스트레스 반응은 우리의 심신 에너지를 동원하여 소모시킨다. 따라서 스트레스 반응이 생존을 위해 필요하지만, 그 발생 빈도가 잦아지고, 오래 지속되면 우리의 심신은 그만큼 많은 활동을 하게 되고, 그에 비례하여 에너지 소모와 심신의 피로도가 높아진다. 급기야는 체내의 균형이 깨지면서 질병이 발생할 수 있고, 심신 에너지의 고갈 및 면역체계의 붕괴로 사망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전반적 과정을 상상해 보자. 지속되거나 반복되는 스트레스로 인해 초래되는 우울, 불면증, 식욕 부진 등 여러 가지 요인이 건강한 생활을 위협할 가능성이 높다. 한마디로 행복이나 웰빙보다는 불행한 시간이 생활 전반을 지배할 가능성이 높다.
이제 스트레스가 심신의 건강과 얼마나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고 중요한 변인인가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스트레스가 넘쳐나는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웰빙의 삶,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2) 스트레스의 개념
스트레스(stress)라는 말은 오늘날 일상생활 속에서 자주 사용하는 말이기에 익숙하지만, 그 개념을 정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학자들도 스트레스에 대해 서로 다른 정의를 내놓고 있다. 그렇다면 스트레스를 어떻게 정의하면 좋을까? 스트레스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들을 정리하고 그 개념을 정의하기에 앞서, 이해를 돕기 위해 먼저 스트레서 (stressor, ‘스트레스원(源)이라고 번역하기도 함)를 정의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스트레스란 개인에게 적응을 위한 반응을 요구하는 자극 또는 사상(事象, 사건이나 사물)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스트레서는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자극이나 사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스트레스는 무엇인가? 스트레스에 관한 여러가지 관점 가운데 대표적인 세 가지를 살펴보자.
먼저, 개인에게 주어지는 자극을 스트레스로 보는 관점이다. 이 관점에서는 일상생활 속에게 개인이 접하는 다양한 자극(사람들과의 관계, 자연환경, 그리고 사건과 사고 등), 즉 스트레서 (stressor)를 스트레스로 본다. 예를 들어, 자신의 스트레스와 관련하여 '나는 스트레스가 많은 회사에 다니고 있어.' 라든가, '현대 사회는 스트레스가 많은 세상이 되었어'와 같이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당사자는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환경(자극)을 스트레스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 관점은 스트레스를 객관적으로 보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기본적으로 스트레스 경험은 상당 부분 주관적이라는 점과 함께, 성격과 같은 개인의 특성이 스트레스 경험의 차이를 가져온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단점이 있다.
두 번째는 변화나 사건(즉, 스트레서)에 대한 우리의 생리적 반응을 스트레스로 보는 관점이다. “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혈압이 올라.” 라든가, “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얼굴이 빨개지고 가슴이 뛰어."라고 말하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이처럼 살아가면서 다양한 사건이나 변화를 접하게 되면, 흔히 우리는 그러한 상황에 대처(또는 적응) 하기 위해 신체적 또는 생리적 반응을 보이게 된다. 이러한 반응은 대처에 필요한 자원을 동원하고 필요한 대응을 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스트레스를 개인과 환경(자극) 간의 상호작용의 결과로 보는 관점이다. 앞의 두 번째 관점에서처럼 우리는 어떤 상황(A)에 처하여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에 대처하기 위한 신체적 또는 생리적 반응을 보이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A)라는 특정 상황에 처했을 때 스트레스를 받을지 받지 않을지, 혹은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지 적은 스트레스를 받을지는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다. 그 결과, 개개인이 보이는 신체적(또는 생리적) 반응에서도 차이가 난다. 다시 말하면, (A)라는 상황에서 어떤 신체적(또는 생리적) 반응을 보일지의 여부는 그 개인이 (A)라는 상황을 스트레스로 지각하는지의 여부에 의해 결정된다. 이처럼 개인과 환경(자극) 간의 상호작용의 결과로 스트레스가 결정되는 과정에는 환경(자극)의 특성과 함께 그 환경에 대한 개인의 지각, 인지 및 대처 능력 등과 같은 다양한 변인이 관련된다.
이렇게 본다면 스트레스는 개인이나 환경(자극) 가운데 어느 한쪽의 관점이 아니라 양자 간의 상호작용의 결과라는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 보다 더 타당하다. 실제로 오늘날 스트레스를 설명하는 관점 중 가장 영향력이 있는 것은 세 번째 관점, 즉 리처드(Richard Lazarus)가 제안한 상호작용적 관점이다. 이 관점에 기초하여 스트레스를 정의하면, 스트레스란 “개인이 자신의 적응과 안녕에 위협이 된다고 지각하는 환경(자극)에 대한 반응” 이다.
이제 스트레스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자.
참조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