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기는 세 개의 시기로 분류할 수 있는데, 그것이 성인 초기(약 20~40세), 중년기(41~65세) 그리고 노년기 (65세 이상)다. 물론, 이러한 시기 내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하위 시기로 다시 구분할 수 있지만, 여기서는 이러한 포괄적인 시기에 대한 특징을 살펴보는 것에 한정할 것이다.
1) 신체 발달
성인 초기
대부분의 사람에게 성인 초기는 신체적 역량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기다. 그래서 이 시기의 사람들은 대부분 건강보다는 다른 사회적 성취나 대인관계에 더 관심을 기울인다. 신체의 크기는 10대 후반에 최고조에 달하고, 근력은 30대 초까지 계속해서 증가한다. 능숙한 손놀림이나 협응, 그리고 시각 및 청각과 같은 감각 능력도 최고조에 달한다. 그러나 이러한 능력도 곧 쇠퇴하기 시작한다. 가령, 20대 후반에 높은 음에 대한 지각 능력이 감소하고, 손놀림도 30대 중반에 능숙함이 떨어진다(Whitbourne, 2001).
일반적으로, 이 시기의 사람들에게는 힘과 활력이 넘친다. 또한 그들에게 담배와 술과 같은 건강에 해로운 물질이 법적으로 허용되고, 그들이 불법적인 환각제나 자극제에 접근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이 시기의 성인들은 자신의 식습관을 조절하고 운동으로 몸을 관리하는 데 많은 책임이 있다. 이처럼 자신의 신체적인 상태나 전망은 그 어느 때보다도 자기 자신에게 달려 있다.
중년기
중년기 동안 사람들은 외부적으로나 내부적으로 많은 신체적 변화를 체험한다. 외부적으로는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면서 세고 주름과 몸무게가 증가한다. 내적으로는 심혈관계, 호흡기계 및 신경계의 효율성이 감소하는 것과 같은 변화가 일어난다(Whitbourne, 2001). 또한 감각기관의 능력도 저하되는데, 가장 대표적으로 노안이 오기 시작하고 청각, 특히 고주파에 대한 민감성이 떨어진다(Wiley et al., 1998), 여성들은 이 시기에 폐경기를 경험하는데, 이것은 기분의 변화, 활력의 상실, 불면증과 같은 신체적·심리적으로 불쾌한 경험과 관련될 수 있다. 그러나 폐경 여부가 심리적 불쾌의 강력한 원인은 아니고, 폐경에 따른 신체적 증상도 문화마다 다를 수 있다.
다른 인생의 단계처럼, 이러한 신체적 변화는 심리적 변화와 매우 밀접하게 연합되어 있다. 노화의 신호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인생을 점검해보게 하고,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신체, 가령 몸매나 몸무게 등에 불만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래서 음식을 조절하거나 운동을 하는 등 중년기에 접어들면서 몸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한다. 당연히 이러한 관심의 근원에는 신체적으로 노화가 시작되면서 나타나는 실제 건강상의 문제 뿐만 아니라 노화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평가가 있다.
노년기
노년기는 신체적으로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기다. 외적인 변화 중에는 주름의 증가, 탄력의 상실 등 피부의 변화, 피하지방의 상실, 가늘어지는 머리카락, 자세의 변화 등이 있다. 내적인 변화로는 심혈관계의 변화, 심장 근육의 강도 상실, 근육의 양 감소, 호흡기, 소화기, 비뇨기계의 효율성 저하 등이 있다. 이러한 변화의 속도나 범위는 매우 가변적이기 때문에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거나 식이요법에 의해 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이러한 신체적 변화는 중년기에 비해 훨씬 더 강하기 때문에 신체적인 질병이나 불편함으로 호소하는 경우가 매우 흔하게 된다.
신체 및 감각기관의 효율성은 노년기에 와서 현저하게 저하된다. 손의 능숙한 움직임도 떨어지고 시력도 떨어지며, 청각과 미각 및 촉각도 덜 민감해진다. 신체적인 감각 기능은 인생의 전 과정을 거쳐 중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기능의 저하나 상실은 심리적으로도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노년기에 감각적 기능과 지능 간에는 매우 강한 상관이 있다(Baltes & Lindenberger, 1997).
또한 청각의 점진적 상실은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는 데 문제를 야기함으로써, 그들과의 상호작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정보 처리상의 문제는 타인에 대한 의심을 야기하기도 한다. 더군다나, 이전에 즐겼던 활동의 감소는 노년기 삶의 질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2) 인지 발달
청소년기 말에 이른 사람들 대부분은 추상적으로 사고할 수 있고 설명을 비교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가설 검증적인 사고를 할 수 있다. 피아제의 인지 발달이론에 따르면, 이러한 형식적 조작기에 해당하는 사고는 그 이후에도 계속된다. 그러나 이와 달리 몇몇 연구자들은 성인기의 인지가 그 이전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들은 형식적 사고가 마지막 단계가 아니고 보다 성숙한 사고 양식으로 후형식적 사고(post-formal thinking)가 출현한다고 주장한다(Kramer, 1989; Regel, 1975).
크레머(Kramer, 1989)는 사람들이 세 가지 단계, 즉 절대주의적 추론, 상대주의적 추론 그리고 변증법적 추론을 거쳐 발전한다고 제안한다. 초기 성인기에 있는 사람들은 절대주의적 단계에 있다. 그들은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모든 문제는 정확한 해답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상대주의적 단계에 있는 사람은 모든 문제에는 서로 다른 관점이 있고, 그래서 정확한 해답은 맥락에 달려 있음을 인식하게 된다. 궁극적으로 변증법적 단계에 있는 사람들은 서로 다른 입장을 통합해서 하나의 총체적인 견해를 가질 수 있게 된다. 그들은 왜 다양한 견해가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고, 그러한 견해 속에 존재하는 모순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통해 세상에 대한 이해가 증가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
리겔(Regel, 1975) 또한 성인기 인지 발달에서 변증법적 특징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성인기의 경험을 통해 환경의 여러 측면이 서로 상반되는 특징을 보인다는 점을 알게 된다. 예를 들면,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이 때로는 따뜻하고 관대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자기중심적이고 냉담할 수도 있다. 우리는 매우 다양한 맥락에서 개인, 집단 혹은 조직에 대한 상충적인 정보에 직면한다. 또한 우리는 특정 주제에 대해 매우 다양하고 상충적인 견해를 접하게 된다. 이러한 사고가 발달한 사람들은 일상의 문제를 새로운 조망으로 성숙하게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그러면서 그들은 문제를 발견하고 잘못된 문제에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창조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운다(Kimmel, 1990).
성인기에서의 지적 발달을 연구하는 또 다른 접근 방법은 전통적인 심리측 정적 관점에서 표준화된 IQ 검사를 통해 연령에 따른 지능의 변화를 연구하는 것이다. 웩슬러(Wechsler, 1955)는 자신이 개발한 지능검사를 이용해서 20~60대 사람들의 지능을 측정하였다. 그 결과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지능은 서서히 감퇴했지만, 동작성 지능은 급격히 감퇴한 반면, 언어성 지능은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혼(Horn, 1982)은 유동성 지능은 성인 초기에 절정에 이르렀다가 그 후 서서히 감퇴하나, 결정화된 지능은 노년기까지 꾸준히 증가한다고 주장하였으며, 이러한 주장은 경험적으로도 지지되었다. 여기서 유동성 지능이란 여러 양식 간의 관계를 파악하거나 관계들로부터 의미를 추론해서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능력, 가령 귀납적 추리, 공간 지각 능력 등이다. 결정화된 지능은 교육이나 경험으로 축척된 지식의 결정체, 가령 언어, 이해력, 개념형성 등이다.
샤이에(Schaie, 1996)는 수천 명의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기본적 정신 능력의 변화를 장기 종단적으로 연구했다. 그들은 주로 다섯 가지 능력, 즉 수 계산, 언어적 회상, 말하기 능력, 귀납추론 및 공간 지향에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지적인 능력이 20~30대까지 계속 증가했으며, 중년기에 들어서 최고점에 달했다. 수를 다루는 기술이나 자극에 대한 반응 시간에서 약간의 감퇴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중년기의 지적 수행은 매우 양호한 편이었다.
또한 중년기 사람들의 수행 성적은 과제의 특성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예를들어, 데니와 팔머(Denney & Palmer, 1981)는 전통적인 문제 해결 과제 중 하나인 '스무고개'를 20세부터 80세의 사람들에게 제시하였다. 그 결과 나이가 들수록 과제 수행 성적은 더 저조했다. 그러나 홍수로 지하수에 물이 찬 경우나 결함이 있는 제품을 구매한 경우와 같이 '실세계(real world)' 검사에서는 중년기 사람들이 젊은 사람들보다 더 잘했다. 뿐만 아니라, 서로 갈등적인 상황을 다룰 때, 젊은 사람에 비해 중년기 사람들은 양쪽의 입장을 좀 더 균형있게 고려하여 통합하고 감정적으로 한쪽에 편향되지 않았다.
노년기의 지적 특성에 관한 결과는 연구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가령, 반응 시간 및 처리 속도와 관련된 과제에서나(Rabbitt, 1996) 피아제 식의 과제에서는(Denney, 1984) 나이 든 사람이 젊은 사람에 비해 수행 성적이 떨어진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가 나이에 따른 지적 능력의 감소를 반드시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샤이에(Schaie, 1996)의 연구에서 중년기 이후 노년기로 이어지면서 지적 능력이 감퇴하고 있지만, 노년기의 지적 수준은 젊은 사람들의 그것과 비슷했다. 또한 나이 든 사람의 수행 성적은 여러 변인에 따라 신축적이다. 예를 들면, 그들의 수행 수준은 훈련이나 연습을 통해 향상될 수 있다. 과제의 친숙성이 높고 속도를 요구하지 않는 과제일 때, 그들은 젊은 사람들과 큰 차이가 없고, 건강할수록 지적 수행 수준도 높았다.
3) 사회성 발달
성인 초기
대략적으로 이 시기를 시작하는 성인은 대학에서 학업을 시작하거나 그 과정에 있다. 그들의 주된 관심사는 크게 두 가지로 배우자 선택과 진로 결정이다. 학업을 하는 이유 중 상당 부분이 직업에 필요한 결정적인 자격이나 지식을 획득하거나 조직 생활에 필요한 자질을 갖추기 위한 것이다.
에릭슨(Eirkson, 1976)은 정신분석적 입장에서 전 생애에 걸친 발달 단계를 제시하였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성인 초기의 발달과업은 친밀감의 형성이다. 이때 친밀감이란 '자신의 상실에 대한 두려움 없이 자신과 타인을 결합하는 능력'이다. 즉, 다른 사람을 믿고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것은 육체적성 이상의 넓은 의미에서 타인에 대한 관심과 몰입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에릭슨이 말하는 친밀감은 우정이나 사랑과 같은 친밀한 관계뿐만 아니라, 성적 친밀감, 자기 자신과 자신의 내적 자원, 그리고 자신이 흥미를 느끼고 몰입하는 일들에 대한 친밀감까지도 포함한다. 이러한 친밀감의 발달은 성공적인 결혼 생활에 필수적인데, 이는 희생과 양보 및 자아 상실의 위험 속에서도 상호 신뢰와 몰입을 통해서만 사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이러한 친밀감을 발달시키지 못하면 타인과의 관계가 피상적으로 되어 고립감에 빠지게 된다.
직업과 관련해서 슈퍼(Super, 1980)는 직업 발달에 관한 5가지 단계, 즉 수행 → 정착 → 유지 → 감속 → 은퇴라는 단계를 제시하였다. 이 이론에 따르면, 수행의 시기는 20대 초반에 시작되는 단계로, 이때 사람들은 직업에 관한 자신의 자아개념을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직업을 탐색한다. 이 시기 동안 그들은 새로운 직업상의 역할을 배우고 자신의 직업적 자아개념을 더욱 명료하게 하면서 안정화시킨다. 이 시기를 거치면 정착의 시기에 도달하게 된다. 보통 30대 초·중반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직업에서 어느 정도 안정을 찾게 되고, 점차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한다. 이때 자신의 직무와 직업 적성이 조화로울 때, 직무 만족도가 높아지고 그에 따라 직업 안정성도 증가한다.
이 두 입장과 비슷하게, 레빈슨(Levinson, 1978)은 '인생의 사계절'이라고 하는 성인기 발달에 대한 네 가지 단계를 제시하였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성인 초기의 젊은이들은(약 20~45세) 성인의 세계로 입문하게 되면서 이전 아동기와의 결별을 통해 정서적으로 부모에게 의존적이던 상태를 독립적인 상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그들의 과업은 꿈을 형성해서 삶의 구조 안에 그 꿈을 배치하는 것이다. 꿈이 중요한 이유는 자신의 모든 삶의 방향과 에너지를 꿈을 중심으로 조직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은 자신보다 삶의 경험이 많은 사람과 스승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삶에 대한 조인과 후원을 받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직업을 선택해서 이력을 쌓아 나가며, 사랑 관계를 맺어 결혼하고 가족을 이루는 것도 이 시기의 주된 관심 사항이다.
중년기
중년기는 앞서 살펴본 것처럼 신체적으로 많은 변화를 겪기 시작하는 시기다. 그렇기 때문에 죽음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하고 자신의 삶의 의미를 재평가하는 등 삶에 대한 입장이 이전과는 크게 달라진다. 또한 가정적으로는 소위 샌드위치 세대라고 해서 위로는 부모를 봉양해야 하고 아래로는 여전히 자식들을 돌봐야 하는 어려운 시기다. 직업적으로는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최고의 시기이지만, 여성의 경우 전통적인 역할과 근대적인 역할 간의 갈등을 경험할 수 있다.
에릭슨(Erikson, 1976)에 따르면, 이 시기는 생성감(generativity)과 침체(stagnation) 간의 갈등에 직면하는 시기다. 이때 생성감이란 “다음 세대를 보살피고 배려하기 위해 자신의 내적 자원을 이용하는 과정” 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생성감은 자신의 삶을 재평가하고 진실된 자아 성찰을 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삶의 산물이다. 다른 사람이 발달하고 성장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예를 들면, 아이를 입양해서 키우는 것이나 직장에서 자신의 기술을 후배들에게 전수하는 것, 혹은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 등이 모두 생성감을 실현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생성감에 이르지 못하면 결국 침체의 상태에 빠지게 되어, 자아 탐닉에 몰두하여 다른 누구에게도 관심이나 배려 없이 자신의 욕구 충족에만 골몰하게 된다.
슈퍼(Super, 1980)의 직업단계이론에서 볼 때, 중년기의 사람들은 유지와 감속의 시기에 해당한다. 40대 후반부터 50대 중반까지는 직업적 활동에서 가장 왕성한 시기다. 대부분의 사람은 직업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지위에 올라와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승진이나 더 높은 목표를 추구하는 경향성은 크지 않다. 이때 경력상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한 사람들은 높은 자존감을 유지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인생에서의 좌절이나 허전함을 겪을 수 있다. 50대 중반부터는 은퇴를 생각하고 준비하는 감속의 시기에 도달한다. 이 시기의 사람들은 일에 투자해 왔던 에너지를 서서히 걷어 들여서 여가와 같은 다른 활동으로 이동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은퇴에서 오는 여러 충격을 경감시킬 수 있다.
레빈슨(Levinson, 1978)의 이론에 따르면, 이 시기는 성인 초기를 마무리하고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재조명하게 된다. 중년기 전환기(40~45세) 때에는 기존의 가치에 대한 환멸 혹은 환상이 감소한다. 또한 사람들은 자신의 욕구를 재발견하기도 하며, 앞서 언급한 여러 변화 및 죽음에 대한 직면으로 중년기의 위기를 맞기도 한다. 중년기 입문기(45~50세) 때에는 새로운 인생 구조를 구축해서 경쟁보다는 배려를 중시하고, 친구 관계를 다시 고려하게 된다. 50대로 접어들면서, 자녀 출가나 조기 은퇴 등의 문제에 봉착한다. 이때 새로운 역할을 탐색하게 된다. 50대 말에 이른 사람들은 죽음의 필연성을 절감하고, 자녀가 모두 출가함으로써 빈 둥우리 시기를 맞는다. 이때 관계가 좋은 부부는 제2의 신혼기를 맞지만, 그렇지 않은 부부는 완충 역할을 하던 자녀가 없어짐으로써 더욱 갈등적인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노년기
이 시기의 사람들은 거의 모든 측면에서 불리한 조건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신체적 노화로 인해 많은 사람이 만성적인 질병을 가지고 있고, 사회적으로는 은퇴를 함으로써 대부분의 역할을 상실한 상태며, 자녀의 출가 및 배우자 등 가까운 사람들과의 이별을 경험해야 하는 시기다. 또한 본인의 죽음도 중년기에 비해 훨씬 더 임박한 사건으로 등장한다.
에릭슨(Erikson, 1976)은 이 시기의 사람들이 자아 통합과 절망 사이의 갈등에 직면한다고 보았다. 인생의 끝을 향해 나아가면서, 그들은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삶을 평가하게 된다. 가령, 본인이 인생의 도전들을 성공적으로 이루고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목표를 달성했는지, 내가 관여하는 사람들의 행복에 기여했는지, 혹은 자신의 인생을 허비하고 다른 사람의 짐이 되었는지 등을 평가하게 된다. 자아 통합이란 인생과 자아의 완성감, 일체감, 만족감 등을 일컫는다. 그렇기 때문에 자아 통합은 지금까지 거쳐 온 인생의 여러 단계를 성공적으로 살아온 사람들이 얻을 수 있는 인생의 결실이다. 반대로 자아 통합에 이르지 못한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 대해 후회와 절망을 느끼게 된다.
이 시기는 직업적으로 은퇴를 하는 때다. 은퇴를 하면, 직업 정체성의 상실로 자아개념이나 자기 존중감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은퇴는 경제적인 능력의 상실 이상을 의미한다. 가령, 직업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하고,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고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은퇴는 삶의 매우 많은 영역에서 단절과 상실을 가져오기 쉽다. 또한 은퇴는 시간의 관리라는 큰 문제를 야기한다. 그렇기 때문에, 노년기의 여가는 그 어떤 시기 못지않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
레빈슨(Levinson, 1978)도 지적했듯이, 노인 전기(60 ~ 80세)에 들어서는 사람들은 모든 것을 상실한 것 같은 처절한 느낌을 갖기 쉽다. 사회적으로는 모든 자리를 중년에게 물려 주게 된다. 모든 권위를 다음 세대에게 물려 줌으로써 제3의 인생을 설계하고 시작할 필요가 있다. 80세 이후 노인 후기에 접어들면, 사람들은 인생을 마무리해야 하는 마지막 과업에 직면하게 된다. 이러한 노년기에 직면하는 다양한 변화와 과업을 수행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가 사회적 지지다. 특히 배우자, 가족, 친구나 이웃으로부터 오는 정서적 지지는 사회적으로 고립되기 쉬운 노년기 사람들의 삶을 지탱해 주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이러한 지지가 확보될 때, 노년기의 많은 사람이 소위 성공적인 노화 과정을 거칠 수 있다.
참조 문헌: 에릭슨(Erikson)의 심리사회발달이론
에릭 에릭슨(Erik Erikson, 1902~1994)은 일생을 통한 발달을 8단계로 구분하였다. 그는 발달이 인생의 다양한 시점에서 이루어지는 사회적 관계에 달려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이 단계를 심리사회적 단계라고 불렀다. 에릭슨에 따르면, 모든 사람은 생애주기를 거치면서 주요 위기를 극복해 간다. 각 단계에서 그 개인이 지금까지 성취한 자기와 사회가 제기하는 다양한 요구 사이의 결정적 갈등이 존재한다. 몇몇 단계는 아동기 때 일어나고, 나머지는 청소년기 및 그 후에 발생한다. 이러한 단계가 다음의 표에 제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