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주요 신경전달물질의 역할
고찰한 바와 같이, 유기체의 신경계에서 뉴런 간의 정보 전달이 주로 전기적 신경신호와 신경전달물질의 협업으로 이루어진다. 특히, 신경전달물질의 특성에 따라 신경정보를 받는 뉴런의 활동 양상이 달라지고 종국적으로는 이와 관련되는 행동의 양상도 변하게 된다. 여기에서는 몇몇 대표적인 신경전달물질을 소개한다.
아세틸콜린
뇌에서 아세틸콜린(acetylcholine: ACH)은 주의(attention), 기억(mermory) 및 각성(arousal)을 주로 담당한다. 특히 기억과 관련하여 아세틸콜린의 역할을 지지할 수 있는 신경화학적 근거는 노인성 치매라고 부르는 알츠하이머병(Alzheimer's disease)의 발생 기제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질환은 기억 정보의 형성 및 저장에 결정적인 해마 또는 대뇌피질 등에 투사하는 아세틸콜린성 뉴런이 변성하기 때문에(결과적으로 이들 뇌 영역에서 아세틸콜린의 방출이 감소하거나 없어지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아세틸콜린은 말초에서는 운동뉴런과 골격근 간의 연결 부위에 작용해서 골격근의 수축을 유발한다.
도파민
뇌에서 도파민(dopamine)은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 세로토닌(serotonin, 5-HT) 등과 함께 모노아민 계통에 속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뇌의 모노아민성 뉴런이 그렇듯이 도파민성 뉴런도 세포체를 주로 뇌간(주로 중뇌, 교 및 연수를 포함한다)에 두고 있다. 이 뉴런은 기저핵(basal ganglia), 변연계(limbic system) 및 전두피질(frontal cortex) 등 전뇌 부위로 다수의 축색을 투사하고 있다. 중뇌의 흑질 substantia nigra)에서 발원해서 기저핵에서 종지하는 도파민성 뉴런은 운동 조율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지 있다. 이 뉴런이변성되면 기저핵에서 도파민의 방출이 감소되어 몸이 진전/전율되고, 걷기와 같은 서행운동의 개시 및 종료에 어려움을 적는 운동장에 곧 파킨슨병(Parkinson's diseise)이 발생한다. 한편, 중뇌의 복측피개야 (ventral tegmental area)로부터 변연계 및 전두피질로 투사하는 도파민성 뉴런들은 정서 조율 또는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이들이 과다 활성화되면 결과적으로 이들 전뇌 영역에서 도파민이 과잉 분비되면), 망상증을 포함하는 정신분열 증상이 유발되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킨슨병의 증상을 완화할 목적으로 투여하는 도파민의 선구물질인 L-DOPA'가 이 병의 환자에게 과다 투여될 경우에, 이 환자는 흔히 정신분열증과 유사한 정서적 부적응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르에피네프린
노르에피네프린 (norepinephrine)은 이 신경전달물질은 뇌에서 주로 경계 및 각성을 담당한다. 유기체가 부적 정서(예, 공포 또는 불안)를 경험할 때, 자율신경계 (구체적으로, 교감신경계)는 더 활성화된다. 이와 훈련하여 유기체는 평상시보다 더 많은 노르에피네프린을 분비하여 신체를 각성시킨다. 이 같은 생리적 변화는 유기체로 하여금 응급 또는 의혈 상태에 보다 더 잘 대처하게 하기 위한 신경화학적 반응으로 보인다. 이 물질은 또한 기분의 조절에도 관여한다. 세로토닌의 경우처럼, 뇌에서 이 물질의 분비가 감소하면 우울증이 유발되기도 한다.
세로토닌
세로토닌 serotonin)은 이 물질은 증추에서 주로 수면과 각성, 그리고 기분을 조절한다. 특히 뇌에서 세로토닌성 뉴런의 변성으로 이 신경전달물질의 공급이 감소하면 우울증이 유발되기 쉽다. 부가적으로, 연수에서 발원해서 척수에 종지하는 세로토닌성 뉴런은 척수 수준에서 통각(pain)을 조절하는 데 관여한다. 이 뉴런이 활성화되어 척수에서 세로토닌이 분비되면, 척수에서 뇌로 통각 정보를 올려 보내는 뉴런이 억제되므로 그 유기체는 통각을 덜 느끼게 된다(Basbaum & Fields, 1984).
글루타메이트
글루타민 산(glutamic acid)이라고도 하는 글루타메이트(glutamate)는 이 물질은 중추신경계의 대표적인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이다. 이 물질이 행동에 미치는 일반적인 흥분성 작용은 바로 다음에 논의될 것이다. 여기서는 학습 및 기억에 기여하는 이 물질의 중요한 역할 하나를 소개한다. 새로 경험한 사건을 시간적 순서로 연결해 의미적으로 기억 정보를 저장 하고 인출하는 데에는 일반적으로 해마가, 그리고 공포나 불안 등 부적 정서가 포함된 정보를 저장 및 인출하는 데에는 편도체가 중요하다. 이들 뇌 부위에서의 학습 및 기억 과정은 시냅스의 강화(시냅스 전달의 효율이 증가하는 것)와 밀접한 상관이 있는데, 글루타메이트가 이 시냅스 강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Maren, 2001; Morris, Andersion, Lynch, & Baudry, 1986).
가 바
가바(gamma-amino butyric acid: GABA)는 중추신경계에서 억제성 신경전달물질로 대표적이다. 글루타메이트와 같은 흥분성 물질은 뉴런을 활성화시키기 때문에 자동차의 가속기에 비유할 수 있다면, 가바 등 억제성 물질은 뉴런의 활성을 억누르는 속성이 있으므로 제동장치인 브레이크에 비유할 수 있다. 정상인의 뇌에서는 흥분성과 억제성 시냅스 간에 적절한 조율이 유연성 있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설령 스트레스 자극과 같은 위협 자극에 의해 뇌의 흥분성 뉴런들의 활동성이 일시 증가할지라도 이내 억제성 뉴런들이 개입하여 흥분성 뉴린들의 지나친 활동을 막아 준다. 반면에, 가바성 뉴런
의 변성과 관계되는 헌팅턴 무도병이나 간질 발작 등 흥분성 신경질환은 뇌에서 억제성 시냅스의 제어 기능이 와해된 결과로 흥분성 시냅스의 효과만 과도하게 증폭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생활에서, 간질 발작환자에게 억제제로 대부분 가바성 불질을 투여하는데, 그 이유는 이 물질이 뇌에서 와해된 억제성 시냅스 기능을 보완해 과잉 활성화된 흥분성 시냅스를 제어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엔케팔린과 엔도르핀
엔케팔린(enkephaline)과 엔도르핀(endorphin)은 유기체 내부, 특히 중추신경계에서 생성되는, 대표적 내인성 아편물질이다. 유기체가 유해 자극 또는 위협 자극에 노출될 때 아픔을 덜 느끼게 되는 현상, 즉 통각 억제현상(pain inhibition)이 발생하는데, 이때 관여하는 물질이 주로 이들 아편물질이다. 또한 이들 물질은 우리의 기분을 고양시키는 작용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