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인지적 관점
최근 심리학의 경향을 보면 인지적 관점이 주도하는 소위 '인지혁명' 이라 불리는 변화를 찾아볼 수 있다. 인지적 접근은 형태주의 심리학과 행동주의 심리학의 결합이다. 인지심리학은 형태주의 심리학처럼 유기체의 지각과 정보 처리, 경험의 해석 등 정신의 적극적인 작용을 강조한다. 그리고 행동주의 심리학처럼 객관적이고 잘 통제된 실험실에서의 연구도 강조한다. 따라서 인지심리학은 언어적 보고에만 의존하지 않고 관찰 가능한 반응을 통해 정신적 과정을 추론한다. 그러나 정신적 작용이 행동에 별로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그러나 정신적 작용이 행동에 별로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고 주장하는 극단적인 행동주의 심리학자들과 달리, 많은 인지심리학자들은 정신적 작용이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믿는다. 또한 인간은 단지 수동적으로 자극을 기각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받아들여 그것을 다시 새로운 형태나 항목으로 변경시킨다고 생각한다. 인지적 관점은 뇌를 정보 처리기로 시물레이션한 검퓨터의 발달에도 영향을 받았다. 인간의 인지적인 반응은 컴퓨터처럼 입력되는 정보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선택 · 비교 · 조합 · 변형되어 나타나는 일종의 정보 처리 체계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인지심리 학자는 인간의 사고과정 모델을 만들기 위해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하기도 하고, 반대로 컴퓨터 체스게임과 같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향상시키기 위해 인간의 사고과정에 대한 지식을 사용하기도 한다. 즉, 인지적 관점은 인간의 사고과정을 컴퓨터와 같은 정보 처리 기제로 본다.
인지적 관점은 대부분의 심리학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어, 인지심리학자인 켈리(Kelly, 1905~1967)는 성격과 심리치료, 정신 이상에 대한 연구에 적용되는 이론을 제시하였다. 켈리는 인간이 개인적 구성 개념이라고 부르는 인지 구조에 의해 행동한다고 믿었다. 실제로 인간은 각기 사고의 틀이 다르므로 동일한 자극 대상에 대해서도 저마다 다르게 해석하고 지각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현재 인지적 관점은 심리학에서 가장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5) 생리심리학적 관점
생리심리학적 관점은 생물학적 견지에서 인간을 이해하고 설명하려는 연구라고 할 수 있다. 이 접근 방법은 감각기관이나 신경계통의 생리적 작용으로 인간의 심리적 사실을 설명하려고 한다.
생리심리학적 관점의 모태가 되는 생리심리학은 뇌의 연구, 호르몬 체계, 심리적 기능의 유전에 관심을 둔다. 생리심리학의 연구자들은 대개 동물을 실험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인간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중요한 연구도 있다. 예를 들어, 캐나다의 신경외과 의사인 펜필드(Penfield, 1891 ~ 1976)는 간질환자의 발작을 줄이기 위한 외과수술 도중에 그의 뇌면에 약한 전류로 자극을 주어 뇌의 지도를 완성하였다. 그는 뇌의 한쪽의 특정 부위에 자극을 주면 반대쪽 신체 일부에 움직임을 유발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1981년에 미국의 신경생리학자인 스페리(Sperry)는 간질환자의 발작을 줄이기 위해 뇌의 양반구를 분리하는 연구를 톻해 노벨상을 수상하였다. 스페리와 그의 동료는 각 반구가 특정 심리적 기능에 대해 반대편 반구보다 더 우수하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최근의 생리심리학적 연구들은 뇌의 활동과 인간의 행동 또는 경험 간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한 관점을 지지하는 심리학자라고 해서 다른 관점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사실 많은 심리학자가 각각의 접근을 절충하여 자신의 연구를 수행하는 데 활용한다.
[사례를 통해 본 심리학에 대한 여러 관점의 비교]
강의 시간에 항상 잘 웃고 농담을 잘하며 학생들의 장점을 칭찬하고 공부에 대한 열의를 북돋아 주는 매우 유쾌한 교수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왜 이 교수는 이러한 방식 으로 강의를 할까? 이러한 현상에 대한 다양한 설명을 여 러 심리학적 관점에 따라 제시할 수 있다.
우선 행동주의 심리학자는 특정 행동이 긍정적인 보상을 가져올 때, 사람들은 그러한 행동을 반복해서 하는 경항이 있다고 가정한다. 그래서 이 교수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학생들이 수업을 열심히 듣고 흥미로워는 등 긍정적인 강화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판단한다.
한편, 정신분석학자는 무의식적 욕구가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한다. 그래서 이 교수의 경우, 그가 강의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생긴 무의식적 공격성을 격한 운동을 하거나 강의 준비를 열심히 하는 등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방법으로 효과적으로 발산한 것으로 판단한다.
인본주의 심리학자는 인간이 자아실현과 같은 더 높은 수준의 욕구에 의해 동기화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이 교수가 친구, 배우자, 부모, 예술가, 운동선수 그리고 교수로서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는 단계에 도달하여 자아를 실현했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한다.
인지심리학자는 인간의 사고방식이 그의 행동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고 가정한다. 그런 입장에서 이 교수가 자신과 세계 및 미래에 대해 긍적적으로 생각하는 낙천적인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생리심리학자는 인간 행동의 기저를 생물학적인 특성에서 찾고자 한다. 그래서 이 교수의 행동과 관련해서 그의 긍정적인 기분과 관련된 뇌의 화학작용 수준이 보통 사람 수준 이상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