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살펴본 생리적 동기는 인간과 동물 모두가 가지고 있다. 생리적 동기에 의존하여 삶을 보다 원활하게 영위해 가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생리적 동기의 충족이 주는 만족에 그치지 않고, 더 고차원적인 형태의 심리적 동기를 추구한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과 게으름을 피우는 사람의 행동을 이러한 심리적 동기로 설명할 수 있다. 이러한 심리적 동기의 한 부분인 작업 동기(Work Motivation)를 통하여 인간과 일 사이의 동기 문제를 살펴보자.
1) 매슬로의 욕구위계이론
동기이론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이론이 매슬로(Maslow, 1987)의 욕구위계(hierarchy of needs)이론이다. 매슬로에 의하면, 동기의 근원은 욕구로 인간은 기본적으로 다섯 가지 욕구를 가지고 있다. 이 다섯 가지 기본 욕구를 요약하면 [그림 6]과 같다.
매슬로는 이와 같은 다섯 가지의 욕구가 그 강도와 충족 면에서 계층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즉, 이들 욕구는 생리적 욕구에서 자아실현 욕구에 이르기까지 위계를 이루고 있으며, 저 차원의 욕구가 충족되어야 그 다음 차원의 욕구가 생기게 된다. 개인의 생리적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안전 욕구나 사회적 욕구가 생길 수 없으며, 마찬가지로 사회적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자존 욕구나 자아실현 욕구가 생길 수 없다.
[그림6 - 욕구의 단계]
2) 공정성이론
공정성이론(Equity Theory)은 애덤스(Adams, 1965)가 주장한 이론으로, 사회적 비교 원리에 기초를 두고 있다. 즉, 어떤 조직체에서 한 개인이 얼마나 동기화되는가는 타인이 기울인 노력과 자신이 기울인 노력의 비교를 통해 결정된다. 비교 당사자는 자신의 투입(능력, 학력, 노력 등) 대 산출(임금, 보너스, 승진 등) 비율을 비교 대상자의 비율과 비교하고, 그 결과에 따라 비교 당사자의 동기 수준이 결정된다([그림 7]).
애덤스에 의하면, 불공정 상태는 심리적 긴장감을 일으키고, 비교 당사자로 하여금 그 긴장감을 없애기 위해 무엇인가를 하도록 동기화한다는 것이다. 또한, 비교 당사자와 대상자 간의 불공정 정도가 크면 클수록 심리적 긴장감도 커지며, 결과적으로 비교 당사자가 동기화되는 정도도 커진다. 이와 같이 애덤스는 동기의 근원을 불공정 상태가 초래한 심리적 긴장감으로 보았다.
불공정 상태에 의해 심리적 긴장을 느끼게 되면, 개인은 행동적 방법과 인지적 방법으로 불공정 상태를 공정한 상태로 전환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먼저, 행동적 방법은 자신의 투입량과 산출량을 조절하는 것이다. 전자의 예는 한 개인이 타인과 동일한 양의 노동을 투입하고 있는데도 그에 비해 적은 양의 임금을 받고 있다고 느낄 때, 이 개인은 이전보다 적게 일함으로써 투입 대 산출의 비율을 조절하는 경우다. 후자의 예는, 타인과 동일한 수준의 임금을 달라고 경영진에게 요구하는 경우다.
다음으로 인지적 방법은 불공정을 시정하기 위해 자신의 생각을 바꾸어 공정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즉, 비교 당사자 자신의 투입이나 산출의 양을 인지적으로 왜곡하여 바라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실 나는 생각했던 것만큼 열심히 일한 것은 아니야!” 라고 생각을 바꿈으로써 공정한 상태라고 느끼게 된다. 또 다른 방법은 비교 대상자의 투입이나 산출의 양을 왜곡하여 바라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실 그 사람은 나보다 훨씬 힘든 일을 많이 하고 있었던 것 같아!" 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림 7 - 투입과 산출의 비교]
3) 기대이론
기대이론 (Expectancy Theory)은 브룸(Vroom, 1964)이 주장한 것으로, 현재 가장 널리 인정받고 있는 동기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약간의 비판이 있기는 하지만, 경험적인 검증을 통하여 그 타당성이 입증되고 있다. 이 이론은 인지 이론의 하나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인간을 합리적인 의사결정 능력을 가지고 있는 존재로 간주함으로써, 바람직한 결과를 만들 수 있는 행동을 선택하는 능력을 지닌 존재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즉, 동기는 직무 성과에 대한 유인가와 수단성 및 개인이 갖는 기대 간의 함수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유인가는 직무 성과에 대한 근로자의 감정으로 매력 여부를 나타내는 지표다. 수단성이 높다는 것은 자신의 수행으로 특정한 성과를 획득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는 의미다. 기대는 자신의 노력이 실제의 결과로 얼마나 나타날지에 대해 갖는 신념이다. [표 1]에 예로 든 근로자는 승진을 가장 원하며, 자신이 열심히 일할 경우의 승진 가능성은 80%라고 생각하고, 평소 자신의 노력이 실제 결과로 나타날 확률은 75%라고 생각한다.
기대이론은 기업에서 근로자를 어떻게 하면 동기화할 수 있는가에 대해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시해 준다.
첫째, 근로자가 어떤 직무 결과에 대해 높은 선호도를 가지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둘째, 수단성을 높여 주어야 한다. 열심히 일하는 만큼 임금도 그에 따라 올라가는 상황에서는 근로자의 동기 수준이 높아지게 될 것이다.
셋째, 기대도 근로자의 동기 수준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근로자가 열심히 일을 하고 그 결과를 자신이 쉽게 파악할 수 있다면, 그의 동기 수준은 높아질 수 있다.
[표 1 - 기대이론]
직무 성과 임금, 승진, 휴가, 성취감 등 |
유인가 valence 개개인이 직무 결과에 -10 ~ +10 |
수단성 instrumentality 수행과 성과 획득간의 관계성 0 ~ 1 |
기대 expectancy 개인의 노력과 수행변화 간의 관계성 0 ~ 1 |
임금 인상 |
7 |
0.5 |
0.75 |
개인 사무실 |
6 |
0.3 |
|
차량 제공 |
2 |
0.2 |
|
승진 |
9 |
0.8 |
|
동기 수준 |
{(7x0.5)+(6x0.3)+(2x0.2)+(9x0.8)}x0.75=9.675 |
4) 목표설정이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일하려는 의도가 동기의 근원이 된다는 것이 로크(Locke)의 목표설정이론(Goal Setting Theory)이다. 목표는 근로자에게 무엇을 해야 하고 얼마만큼의 노력이 필요한지를 알려 줌으로써 근로자의 행동을 유발한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도 그 성격에 따라 근로자의 직무 수행 수준에 상이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목표가 효과적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Locke & Latham, 1990).
첫째, 목표가 일반적일 때보다는 구체적일 때 근로자의 직무 수행은 더욱 높아진다. 목표가 없거나 단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식의 일반적인 목표보다 구체적인 목표가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온다.
둘째, 설정된 목표가 어려울수록 직무 수행 정도는 더 높아진다(다른 변인이 동일한 경우), 목표가 쉬울수록 근로자가 받아들이기는 쉽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려운 목표가 설정되었더라도 일단 근로자가 그 목표를 받아들이기만 하면, 그것을 달성할 때까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셋째, 근로자는 자신의 목표 달성 정도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때 더 높은 수준의 직부 수행을 보인다. 피드백은 근로자에게 목표 달성을 위해 앞으로 해야 할 것과 지금까지 달성한 것과의 차이를 분명히 해 줌으로써 행동에 대한 지침을 마련해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피드백이 동일한 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근로자 스스로 목표 발싱을 이루어 가는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피드백이 타인이 제공하는 일방적인 피드백보다 더 효과적이다(Ivancevich & McMahon, 1982).
5) 강화이론
강화이론(Revinforcemment Theory)은 가장 오래된 동기 이론 중 하나다. 그러나 실제로 이 이론이 적용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조작적 조건화 혹은 행동주의라고 널리 알려진 강화이론은 동물의 조건화에 대한 스키너의 연구에서 출발했다고 할 수 있다. 그 후 1970년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심리학자는 기업 내 근로자의 동기와 관련된 문제에 강화 이론의 적용 가능성을 파악하게 되었다.
강화이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두 가지 변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 가지 변인은 행동으로, 산업장면을 예로 든다면 생산성이나 결근율 혹은 안전사고와 같은 직무 수행 측정치다. 또 한 가지 중요한 변인은 강화인(reinforcer)으로, 근로자가 특정 행동을 할 때 그 행동에 대해 제공되는 가치있는 자극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근로자가 한 달 동안 일을 하였을 때(행동), 그 행동에 대해 제공되는 월급을 강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강화 이론에 따르면, 근로자의 동기는 그의 행동과 강화인과의 관계성에 따라 결정된다. 예를 들어, 시간급 임금제의 사무직 근로자와 판매량에 따라 임금의 대부분이 결정되는 영업직 근로자를 비교해 보면, 사무직보다 영업직에서 수입(강화인)이 직무 행동과 보다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므로 영업직 근로자의 동기 수준이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6) 내재적 - 외재적 동기 이론
내재적 외재적(Intrinsic-Extrinsic) 동기 이론은 디시(Deci, 1975)가 주장한 이론으로, 인간의 행동은 내재적 동기와 외재적 동기 모두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사람이 외재적으로 동기화 되었다는 것은 돈과 같은 외부 보상 때문에 행동하는 것을, 내재적으로 동기화되었다는 것은 행위 자체에서 오는 즐거움 때문에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사람이 어떤 일을 하는 것은 그 일을 하는 것 자체가 즐겁기 때문이기도 하고(내재적 동기), 일을 함으로써 외부 보상을 얻게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외재적 동기), 이 이론에 따르면, 사람은 외부 보상보다는 행동 그 자체에서 오는 즐거움 때문에 일을 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어, 처벌이
나 보상에 의해 행동하도록 만들면 그 행동에 대한 통제감을 상실하게 된다. 따라서 근로자가 즐거움과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근로자 자신이 직무를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직무를 이와 같이 구성하였을 때 비로소 근로자는 내재적으로 동기화될 수 있다. 그러나 외적 보상을 근로자의 직무 수행에 직접적으로 관련시키면, 근로자의 내재적 동기는 감소하게 된다. 즉, 일하는 것에 대해 돈과 같은 외적 보상을 주게 되면 원래 가지고 있던 내재적 동기는 약화된다([그림 8]).
이 이론은 여러 측면에서 많은 비판도 받았다. 이론적인 측면에서 보면, '내재적' 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에 대한 혼돈 가능성이 있다. 이것이 개인에게 적용되는 것인지, 직무에 적용되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Scott, 1976), 방법론적인 측면으로, 이론에 대한 연구의 대부분이 실험실에서 이루어졌다는 한계점도 있다. 실질적인 측면의 문제점은 내재적 동기가 얼마나 오래 지속 될 수 있는지의 여부다. 예를 들어, 아무리 재미있는 컴퓨터 게임이라 해도 장기간 계속하게 되면 그 게임이 가지고 있는 내재적 즐거움은 감소될 수밖에 없다. 이를 고려한다면, 장기간 직무를 수행해야 하는 근로자에게 디시의 이론을 적용하는 것은 많은 문제점을 가질 수 있다.
[그림 8 - 내재적·외재적 동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