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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개론

심리학개론/문제 해결과 의사결정

Inferno.1 2020. 12. 11. 23:34

인간의 인지 과정은 사고 체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의 체계성에 대한 조사는 인지심리학의 오랜 주제 중의 하나였으며, 문제 해결 (problem solving) 분야를 통해 지속적으로 연구되어 왔다. 일반적으로 문제 해결 과정은, 것께 문제의 인식, 둘째 문제의 정의, 셋째 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 구성, 넷째 문제에 대한 정보 조직화, 다섯째 자원 할당, 여섯째 해결 여부 점검, 일곱째 문제 해결의 평가 단계를 순환적으로 거친다. 즉, 일곱개의 평가 과정에서 문제 해결이 완벽하지 못할 경우, 첫째 단계로 되돌아가 문제 해결 과정을 다시 거치거나, 아니면 셋째부터 여섯째까지의 과정을 부분적으로 되풀이하게 된다.

 

1) 알고리듬과 어법

문제 해결에 대한 인공 지능 모형(artificial intelligence model)에서, 뉴얼과 사이언(newell & Simon, 1972)은 문제 해결 과정에 필요한 제약 속에서 발생 가능한 모든 행위가 존재하는 영역을 문제 공간(problem space)이라 규정하였다. 이 공간에서는 문제의 초기 상태와 목표가 되는 문제의 해결 상태를 동시에 점검할 수 있다. 이 공간에서의 문제 해결은 공간 내 적용되는 일련의 전략을 거쳐 이루어지며, 각 전략의 단계는 하위 절차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져있다. 이러한 하위 절차들은 알고리듬(algorithm)인데, 정해진 절차 내의 하위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반복적으로 수행되는 특징이 있다.
인간의 인지 과정은 컴퓨터처럼 복잡한 계산을 정확하게 수행하지는 못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뉴얼과 사이먼(Newell & Simon, 1972)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일종의 지름길을 선택하는 어림법 (heuristics)을 사용한다고 주장하였다. 예를 들어, 자재 창고의 물건 중 공사에 필요한 재료 한 가지를 찾아야 한다고 치면, 매우 신속한 계산이 가능한 기계적 알고리듬은 그 재료와 일치하는 시각적 형태나 특징을 가진 물건을 재빠르고 신속하게 검증하는 방법을 사용할 것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비효율적인 인간의 경우, 자재 창고 관리인을 찾거나, 자재 보유 현황 보고서를 활용하거나, 또는 구간을 크게 범주화해서 그 재료가 있을 가능성이 가장 큰 구역을 먼저 살피는 어림법을 사용 할 수 있다. 어림법 사용 시의 특징은 정해진 알고리듬에 근거한 문제 해결 방식에 비해 좀 더 신속한 해결이 가능한 반면에, 반드시 문제 해결에 이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2) 통찰과 갖춤새

문제 해결을 돕는 요소 중 하나가 통찰(insight)이다. 통찰은 문제 해결 과정 중 해결을 도와주는 책략을 갑작스럽게 발견하거나 이해하는 현상이다. 누구나 수수께끼를 풀면서 답을 발견하지 못하다가 갑작스럽게 그 해결책을 찾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통찰 현상은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우나, 통찰에 대한 다양한 연구 결과는 이전 정보나 새로운 정보를 통합할 때 필요한 노력의 점진적 결과물임을 지지한다.

문제 해결을 방해하는 요소 또한 존재하는데, 대표적인 것으로 마음 갖춤새(mental set)가 있다. 마음 갖춤새는 문제를 표상하는 데 사용한 기존의 심적 틀을 계속 사용하려는 경향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주어진 문제를 해결할
책략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여러분은 같은 문제에 대해 똑같은 실수를 계속 하고 있는 자신을 본 경우가 있을 것이다. 이는 문제 해결의 여부와 관계없이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문제 해결 방식에 자신도 모르게 고착(fixate)되어있기 때문이다. 사회 인지적 측면에서 이러한 마음 갖춤새는 고정관념(stereotype) 등과 같은 현상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는 특정한 표본 사례에서 경험한 지극히 제한적이고 구체적인 예로부터 표본들이 속한 대규모 전체의 특성 또한 그러하리라고 과잉 일반화하는 것이다.

 

 

3) 의사결정

인지와 사고 과정의 또 다른 중요한 형태가 의사결정(decision making) 과정이다. 이는 여러분이 어느 과목을 수강해야 할 것인가, 직장은 어느 곳으로 할 것인가, 누구와 데이트할 것인가와 같이 여러 대안으로부터 한 가지를 골라내야 하는 상황에 모두 적용된다. 의사결정에 관한 초기 연구들은 인간의 의사결정 과정이 가능한 모든 대안과 정보를 고려하고, 대안들의 세부 차이를 완벽하게 구분하며, 선택 과정에서 선정된 대안은 가장 합리적인 결정을 따른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인간의 의사결정 과정은 확률과 통계의 원칙을 정확히 고려할 수 있다고 가정하는데, 경제학의 많은 원리가 이러한 가정에 기초하고 있다.
반면에, 최근의 의사결정 이론들은 인간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대안을 선택하기보다는 개개인이 판단한 주관적 효용(subjective utility) 가치를 따른다고 본다. 예를 들어, 아이가 딸린 주부의 경우 값비싼 핸드백을 구입하는 것이 한창 데이트에 열중할 미혼 여성과 비교하여 효용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지출 과정에 필요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핸드백을 사느냐 마느냐의 선택에 대한 합리성은 두 사람에게 큰 차이가 난다.

트베르즈키와 카네만(Tversky & Kallineman, 1971, 1974)은 사람들의 의사결정 과정이 편향(bias)과 어림법(heristics)을 주로 사용한다고 제안하였다. 그들이 발견한 편향과 어림법의 대표적 예 중 하나는 대표성(representativeness) 어림법이다. 예를 들어, 동전을 10번 던져서 무작위로 앞면과 뒷면이 나오는 경우를 예상할 때, '앞-앞-앞-앞-뒤-뒤-뒤-뒤'가 나타나는 확률과 '앞-앞-뒤-앞-뒤-뒤-앞-뒤'가 나올 확률은 동일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전자보다는 후자가 나올 확률이 좀 더 높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후자가 무선적 사건의 확률(randomness)을 좀 더 잘 대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편향과 어림법의 또 다른 예가 가용성(availability) 어림법이다. 이는 어떤 사건의 가장 적당한 예로 보이는 것이 얼마나 쉽게 마음에 연상되는지에 따라 의사결정을 하는 경향을 말한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철자 'R'로 시작하는 단어가 'R'이 세 번째에 들어 있는 단어에 비해 더 많다고 지각한다. 그러나 실제 빈도를 조사해 보면, 'R'로 시작하는 단어보다 'R'이 세 번째 있는 단어가 월등하게 많다. 이는 'R'로 시작하는 단어가 세 번째에 있는 단어보다 더 쉽게 연상되기 때문이다.